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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기 의원 "체육훈련은 코로나로 줄었지만 체육계 폭력은 진행형"

전용기 의원, 경기도여성가족재단 2020년 장애인·비장애인 스포츠인권실태조사...가해자 중 지도자 68%, 선배 39%…훈련 외 시간에도 군기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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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창 기자
기사입력 2021/03/13 [01:53]

▲ 전용기 의원     © 손성창

 

전용기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이 경기도청으로부터 제출받은‘2020 경기도 장애인·비장애인선수 스포츠인권실태조사’에 따르면 경기도체육회와 경기도장애인체육회에 등록된 현역 선수들 7명 중 1명이 현재 소속팀에서도 직접적인 폭력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의 활성화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해 피해 사례는 과거보다 줄어들었지만, 훈련이나 시합 과정에서의 폭력 피해를 두려워하고 있는 선수들은 여전히 존재했다.

 

경기도체육회와 경기도장애인체육회에 소속된 실업·대학 선수들 중 12.9%가 현 소속팀에서 직접적인 폭력행위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장애인 선수보다 폭력 사례가 많았던 비장애인 선수로 좁히면 피해자 비율은 16.5%로 높아진다.

 

이 중 모욕적인 말과 사생활 통제가 9.9%로 가장 비중이 높았으며, 이외에도 무리한 훈련, 이유 없는 단체 기합, 신입 군기 잡기, 손·발로 때리기, 주먹이나 도구로 때리기, 단체 SNS방에서의 욕설, 집단 따돌림 등 다양한 형태의 가해가 이뤄졌다.

 

가장 많은 폭력을 행사한 것은 팀 코치나 감독 등 지도자와 선배였다. 가해자 중 지도자는 68.3%를, 선배는 38.9%를 차지했다. 신체폭력은 선배와 지도자를 통해 주로 이뤄졌다.

 

언어폭력과 사생활 통제, 무리한 훈련은 주로 지도자가, SNS를 통한 언어폭력이나 이유 없는 단체기합이나 집단 따돌림은 주로 선배 선수가 가해자였다. 동료 선수(6.9%)나 후배 선수(2.8%)가 가해자인 경우도 있었으며, 트레이너나 팀 닥터 등도 8.3%를 차지했다. 언어폭력이나 신체폭력은 주로 훈련 중에 발생했지만, 사생활 통제와 군기잡기 등의 행위는 휴식·개인시간에도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선수들 상당수는 이런 행위가 별다른 이유 없이 가해자의 마음대로 이뤄졌다고 느꼈다. 피해 사실이 있다고 한 응답자 중 21.7%는 '정당한 이유 없이 그냥' 폭력이 가해졌다고 답했다. 운동 경력이 15년 이상인 고참 선수일수록(15~20년 34.6%, 20년 이상 30.0%) 이유 없는 폭력이라는 응답률이 높았다.

 

문제는 피해자의 절반 이상이 이런 사건을 겪었음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기분은 나빴지만 참고 모르는 척했다'는 응답이 49.2%였으며 '그냥 웃거나 농담·장난으로 받아들였다'는 응답도 16.7%였다. 피해자의 3분의 2가 폭력 피해를 그냥 넘긴 셈이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은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대처보다는 소극적인 대처 또는 무시가 많았다"며 "특히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외부 기관에 알렸다는 응답이 적어 신고방법이나 재범방지를 위한 신고대책 등에 대한 고민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성희롱 등 성폭력 피해를 겪었다는 응답자는 3.7%였다. 성적인 농담이나 신체에 대한 성적 비유, 술 따르기 강요 등이 이뤄졌다. 성별로는 여성 피해율이 5.7%로 남성 2.7%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여성 피해자의 경우 가해자의 남녀 성비가 유사했지만, 남성 피해자의 경우 가해자가 여성인 경우는 7.7%에 불과했다. 주목할 부분은 성폭력 피해자의 81.5%가 일반 폭력 또한 피해를 경험했다는 점이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 전년도에 실시한 같은 조사와 비교했을 때 폭력 피해율은 2019년 26.0%에서 2020년 12.7%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동일항목 비교로 인해 2020년의 경우 전체 피해율보다 비교 피해율이 낮아짐) 지속되고 있는 미투 운동과 더불어 지난해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 등으로 인한 체육계의 자정 노력과 관련 입법 활동, 코로나19로 인한 훈련 축소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전반적인 상황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팀원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는 지도자가 존재하며, 폭력 피해 경험이 없는 선수들은 스포츠 폭력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응답자의 83.8%는 소속팀 지도자가 폭력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매우 그렇다 33.4%, 대체로 그렇다 50.3%)고 답했지만, 그렇지 않다는 응답도 16.2%(전혀 그렇지 않다 4.5%, 별로 그렇지 않다 11.7%)에 달했다.

 

소속팀의 스포츠 폭력 심각도를 묻는 문항에 대해 폭력이나 성폭력을 직접적으로 겪은 응답자의 경우 각각 3.40점과 5.15점으로 높게 나타난 반면, 응답자는 1.36점과 1.56점으로 크게 낮게 나타났다. 스포츠 폭력예방과 대응과 관련한 교육 또한 제기능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 폭력을 어느 정도 허용해도 되는지를 측정한 허용도 조사 결과 교육 이수자 1.66점, 미이수자 1.74점으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경기도의 체육계 폭력 대응에 대해서도 피해 유무에 따라 평가가 엇갈렸다. 폭력이나 성폭력 직접 피해 선수는 각각 2.73점과 2.52점을 준 반면, 그렇지 않은 선수는 상대적으로 높은 3.51점과 3.41점을 줬다.

 

응답자들은 소속팀 이미지 훼손이나 지도자와의 관계 악화 등을 우려하는 문화 탓에 폭력 문제가 잘 드러나지 않고 있으며, 선수생활의 불이익이나 팀 분위기 악화 등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대처가 어렵다고 체육계의 전반적인 상황을 설명했다. 때문에 해결방안을 묻는 항목에 대해서도 스포츠 폭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답했다.(징계 기준 강화 63.9%, 가해자 체육관련 취업 금지 41.3%)

 

전용기 의원은 "다양한 개선 노력에 코로나19라는 외부적 요인이 더해져 지난해 체육계 폭력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운동하는 사람이 이런 정도는 참아야 한다'는 식의 강압적인 문화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연이어 불거진 학폭 논란으로 인해 잃어버린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폭력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의식과 제도 개선에 체육인과 관계기관이 모두 나서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국회/손성창 기자(yada79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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